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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CTO

좋은 CTO와 나쁜 CTO를 구분하는 법 - 면접에서 물어봐야 할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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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만 원짜리 실수

작년에 한 스타트업 대표님께서 상담을 요청하셨습니다. CTO를 영입한 지 6개월이 됐는데, 뭔가 계속 어긋난다는 거였죠. 월급은 꼬박꼬박 나가는데 눈에 보이는 결과물은 없고, 개발자 채용은 번번이 실패하고, 기존 개발팀과의 갈등만 커진다고 했습니다.

 

이력서를 보니 화려했습니다. 대기업 출신에 경력도 10년 넘었고, 학력도 훌륭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명확했습니다. 이 CTO는 스타트업에 맞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6개월치 연봉과 스톡옵션, 그리고 조 직의 신뢰 회복에 들어간 시간까지 합치면 3천만 원이 넘는 비용이었습니다. 이력서만 보고, 경력만 믿고 채용한 대가였죠.

 

비개발자 대표가 CTO를 채용하는 건 정말 어렵습니다. 이력서는 화려한데 실제로 우리 회사에 맞는 사람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죠. 그래서 오늘은 제가 7년간 개발자 100명 넘게 면접하면서 배운 것들을, 특히 CTO 후보를 평가할 때 정말 중요한 질문들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이력서에 속지 마세요

먼저 이력서에서 주의해야 할 신호들입니다.

 

위험 신호 1: 너무 많은 기술 스택 "Python, Java, JavaScript, Go, Rust, C++, Kotlin... 모두 능숙합니다"

정말로 다 잘하는 천재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건 깊이 있는 경험이 없다는 신호입니다. 좋은 CTO는 자신이 정말 잘하는 것과 적당히 할 수 있는 것을 구분합니다.

 

위험 신호 2: 프로젝트 기간이 다 짧음 모든 회사를 1-2년씩만 다녔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스타트업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려면 최소 2-3년은 필요합니다. 물론 회사가 망했거나 정당한 이유가 있을 수 있으니, 면접에서 꼭 물어봐야 합니다.

 

위험 신호 3: 구체적인 성과가 없음 "대규모 시스템 구축", "팀 리딩"만 적혀있고 구체적인 숫자나 임팩트가 없다면? 실제로 한 일이 없거나, 자신의 기여를 설명할 능력이 없는 겁니다. 둘 다 위험합니다.

 

좋은 신호: 구체적인 임팩트 "트래픽 10배 증가를 감당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서버 비용 30% 절감", "배포 시간을 2시간에서 15분으로 단축" - 이런 구체적인 수치가 있다면 좋은 신호입니다.

면접에서 꼭 물어봐야 할 질문들

섹션 1: 실무 능력 확인하기

질문 1: "최근에 직접 코딩한 게 언제인가요? 무엇을 만드셨나요?"

왜 중요한가: 초기 스타트업 CTO는 반드시 코딩할 줄 알아야 합니다. "관리만 하겠다"는 CTO는 초기 스타트업에 독입니다.

  • 좋은 답변: "지난주에 신규 기능 API를 직접 구현했습니다. 팀이 작아서 저도 당연히 개발에 참여하죠."
  • 나쁜 답변: "음... 2-3년 전에 마지막으로 했던 것 같은데요. 지금은 전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질문 2: "우리 서비스를 한번 써보셨나요? 기술적으로 어떤 부분이 개선되면 좋을 것 같나요?"

왜 중요한가: 준비성과 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진짜 합류하고 싶은 사람은 반드시 서비스를 써보고 옵니다.

  • 좋은 답변: "어제 써봤는데 로딩 속도가 조금 느린 것 같더라고요. 아마 이미지 최적화나 캐싱 전략을 개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나쁜 답변: "아직 자세히는 못 봤는데, 면접 후에 한번 볼게요."

질문 3: "기술 부채와 빠른 출시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면, 어떻게 결정하시나요?"

왜 중요한가: 스타트업의 핵심 딜레마입니다. 완벽주의자는 출시를 못하고, 너무 대충 만드는 사람은 나중에 망합니다.

  • 좋은 답변: "비즈니스 우선순위에 따라 다릅니다. PMF 찾기 전이라면 빠른 실험이 중요하죠. 하지만 핵심 기능은 처음부터 제대로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 나쁜 답변: "무조건 깔끔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또는 "일단 돌아가게만 하면 됩니다"

섹션 2: 사람을 다루는 능력

질문 4: "개발자 채용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게 무엇인가요?"

왜 중요한가: CTO의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가 좋은 개발자를 뽑는 것입니다.

  • 좋은 답변: "기술 스택보다는 학습 능력과 팀워크를 봅니다. 우리 팀 문화에 맞는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인지가 중요하죠."
  • 나쁜 답변: "알고리즘 테스트 점수가 가장 중요합니다" 또는 "대기업 경력이 있으면 됩니다"

질문 5: "팀원과 기술적 의견이 달랐던 경험을 말씀해주세요.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왜 중요한가: 갈등 관리 능력을 볼 수 있습니다. 독단적인 CTO는 좋은 개발자들을 떠나게 만듭니다.

  • 좋은 답변: "시니어 개발자가 다른 접근을 제안했는데, 함께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보고 비교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의 방법이 더 나았고, 제가 배웠죠."
  • 나쁜 답변: "제가 CTO니까 제 결정을 따르라고 했습니다" 또는 "그냥 팀원 의견을 따랐습니다"

질문 6: "개발자가 갑자기 퇴사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시나요?"

왜 중요한가: 위기 관리와 사람에 대한 태도를 볼 수 있습니다.

  • 나쁜 답변: "배신이죠. 그냥 보내면 됩니다" 또는 "연봉을 올려주면 되죠"

섹션 3: 비즈니스 이해도

질문 7: "우리 회사의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기술적 차별점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왜 중요한가: 비즈니스를 이해하지 못하는 CTO는 엉뚱한 곳에 리소스를 씁니다.

  • 좋은 답변: "경쟁사 A는 속도에, B는 기능에 집중하는 것 같던데, 우리는 UX에서 차별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 나쁜 답변: "경쟁사는 안 봤습니다" 또는 "기술적으로 우리가 훨씬 낫습니다" (근거 없이)

질문 8: "만약 우리에게 개발자 3명과 6개월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만들겠습니까?"

왜 중요한가: 우선순위 설정 능력을 봅니다. 제한된 리소스로 최대 임팩트를 만들어야 하는 게 스타트업입니다.

  • 좋은 답변: "먼저 현재 가장 큰 병목이 뭔지 파악하겠습니다. 만약 사용자 획득이 문제라면 온보딩 개선에, 이탈이 문제라면 핵심 기능 안정화에 집중하겠습니다."
  • 나쁜 답변: "최신 기술 스택으로 전체를 다시 만들겠습니다" 또는 "일단 들어가봐야 알 것 같은데요"

질문 9: "기술 투자와 비즈니스 성과, 어떻게 균형을 맞추시나요?"

왜 중요한가: 기술만 생각하는 CTO는 돈을 태우고, 비즈니스만 생각하는 CTO는 기술 부채를 쌓습니다.

  • 좋은 답변: "매 분기 전체 리소스의 70%는 비즈니스 목표에, 30%는 기술 개선에 쓰려고 합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하고요."
  • 나쁜 답변: "비즈니스 목표가 최우선입니다" 또는 "기술 안정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섹션 4: 스타트업 적합도

질문 10: "대기업과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게 어떻게 다른가요?"

왜 중요한가: 대기업에서만 일한 사람이 스타트업 문화를 이해하는지 확인합니다.

  • 좋은 답변: "대기업에서는 프로세스가 정해져있지만, 스타트업은 모든 걸 만들어가야 합니다.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하고, 불확실성도 높지만, 그만큼 임팩트를 바로 볼 수 있죠."
  • 나쁜 답변: "크게 다를 게 없을 것 같은데요" 또는 "대기업이 더 체계적이고 좋죠"

질문 11: "실패한 프로젝트 경험을 말씀해주세요."

왜 중요한가: 실패를 인정하고 배우는 사람인지 봅니다. 스타트업은 실패 투성이입니다.

  • 좋은 답변: "X 프로젝트가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사용자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기술부터 선택한 게 문제였어요. 그 후로는 반드시 프로토타입으로 검증하고 시작합니다."
  • 나쁜 답변: "실패한 적이 없습니다" 또는 "팀원들이 제 말을 안 들어서 실패했습니다"

질문 12: "연봉과 스톡옵션, 어떤 비율을 원하시나요?"

왜 중요한가: 리스크를 얼마나 감수할 의지가 있는지 봅니다.

  • 좋은 답변: "회사의 성장을 믿기 때문에 스톡옵션 비중을 높여도 괜찮습니다. 함께 회사를 키우고 싶습니다."
  • 나쁜 답변: "스톡옵션은 별로 안 중요하고, 연봉이 중요합니다"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레퍼런스 체크는 필수입니다

면접을 잘 봤다고 끝이 아닙니다. 반드시 레퍼런스 체크를 하세요.

함께 일했던 개발자에게 물어보세요:

  • "이 분과 다시 일하고 싶으신가요?"
  • "이 분의 가장 큰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가요?"
  • "이 분은 어떤 상황에서 가장 잘하셨나요?"

한 가지 팁: 후보자가 제공한 레퍼런스만 믿지 마세요. 링크드인으로 함께 일했던 사람을 찾아서 조용히 물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문화적 적합성도 중요합니다

기술과 경험만큼 중요한 게 문화적 핏입니다.

 

팀 미팅에 초대하세요: 실제 팀원들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봅니다. 존중하는 태도로 대하는지, 질문을 경청하는지,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인지.

 

비공식적인 자리를 만드세요: 점심이나 커피 미팅을 통해 편한 분위기에서 이야기 나눠보세요. 공식 면접에서 보이지 않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가치관을 물어보세요: "일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회사의 가치관과 맞는지 확인하세요.

체크리스트: 좋은 CTO의 조건

면접이 끝나면 이 체크리스트로 정리해보세요:

 

기술 역량

  • □ 최근까지 실제 개발 경험이 있다
  • 우리 비즈니스에 맞는 기술 스택 경험이 있다
  • 기술과 비즈니스의 균형을 이해한다

리더십

  •  채용과 팀 빌딩 경험이 있다
  •  갈등 상황을 건설적으로 해결한다
  •  개발자들이 존중하고 따를 만한 사람이다

비즈니스 이해도

  •  우리 서비스와 시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  제한된 리소스로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다
  •  기술 결정을 비즈니스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스타트업 적합도

  •  불확실성과 빠른 변화를 감당할 수 있다
  •  실패를 인정하고 배울 수 있다
  •  회사 성장에 진심으로 관심이 있다

문화적 핏

  •  팀원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한다
  •  회사의 가치관과 맞는다
  •  장기적으로 함께 성장하고 싶은 사람이다

10개 이상 체크됐다면 좋은 후보입니다. 7개 이하라면 다시 생각해보세요.

마지막 조언: 서두르지 마세요

CTO 채용은 시간이 걸립니다. 제가 공동창업자를 찾는 데 6개월, 첫 시니어 개발자를 뽑는 데 4개월이 걸렸습니다. 조급해서 안 맞는 사람을 뽑으면 나중에 훨씬 더 큰 비용을 치릅니다.

 

"일단 뽑고 안 맞으면 바꾸지 뭐" -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CTO를 6개월 만에 내보내는 건 회사에 큰 상처를 남깁니다. 개발팀의 신뢰가 떨어지고, 채용 브랜드가 망가지고, 투자자들도 의아해합니다.

 

차라리 3개월 더 찾아서 정말 맞는 사람을 데려오는 게 낫습니다. 그 3개월 동안 프리랜서나 외주로 버티는 게 훨씬 경제적입니다.

실전 팁

급여 협상 전에 미리 정해두세요: 연봉 범위, 스톡옵션 비율, 기타 혜택을 미리 정해두세요. 후보자마다 다른 조건을 제시하면 나중에 문제가 됩니다.

 

시험 기간을 활용하세요: 3개월 정도 프로젝트 기반으로 함께 일해보고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서로에게 맞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복수 후보를 동시에 진행하세요: 한 명만 보면 판단이 흐려집니다. 최소 2-3명을 비교하면서 진행하세요.

 

개발자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세요: 주변에 시니어 개발자 아는 분이 있다면 면접에 함께 들어가달라고 부탁하세요. 기술적인 부분을 검증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좋은 CTO를 찾는 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회사의 미래가 걸린 결정입니다.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 여러분이 3천만 원짜리 실수를 피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CTO 지분은 얼마나 줘야 할까?"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기술 공동창업자와 합류 CTO의 경우를 나눠서 현실적인 가이드를 드리겠습니다.


이 글은 '모두의 CTO' 시리즈의 두 번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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